자유게시판

어제 문득 그 날들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어요.

작성자
염철희 머털이
작성일
2021-01-16 20:03
조회
1072
어제 문득 그 날들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어요.
그리고 퍼뜩 깨닫은 바가 있답니다.

그 날들에 전
식물인간이 되어 온몸이 갈기 갈기 찢어져 나가는 고통에 며칠이나 잠을 못자고 비명만 질렀었어요.
오른쪽 눈은 완전히 실명을 했었구요.
너무나 너무나 가난하여 제 때에 병원에 가지 못했음이 크게 일조를 했지요.

전혀 효과가 없는 약을 제약사와 결탁하여 정부 지원을 받아 환자들에게 팔아 먹는 짓거리에 반대하다 환자 단체에서 쫓겨나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만.
아마 지금까지 수백명 넘게 이 나라에서 죽었을 거에요.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고통으로 힘들어 하겠지요.

"기적이라는 단어가 아니면 설명할 수 없습니다!!!!" 라며 제 완치 소식을 전해 주시던 주치의 선생님의 몹시 흥분하였던 모습도 기억이 나네요.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보고되지 않은 경우라며, 미국 신경학회에 논문을 내시겠다는 말씀도 하셨지요.
처참하게 망가졌던 신경 조직이 완벽하게 정상으로 돌아온 MRI 사진들을 직접 보며 말문이 막혔던 기억도 나네요.

식물인간까지 가기 전 병원 로비에서 휠체어에 앉아 병원에 온 사람들을 바라보며 이렇게 생각을 했었더랍니다.
"다시 저 사람들처럼 내 다리로 걷게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아파서 병원에 온 사람들조차 저에게는 말도 못할 정도인 부러움의 대상이었어요.

저 지금 잘 걸어다닙니다.
통증 전혀 없습니다.
오른쪽 눈 완전히 정상입니다.

온 국민이 제 기술이 반영된 제품을 쓰고 있답니다.
그런데 그러면서 그 동안 100억, 30억 이런 규모의 일들이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황당한 사유로 망가지는 동안 굉장히 괴로웠답니다.
지금도 그 여파에 시달리지요.

그런데 말이어요.
식물인간이었을 때의 제 바램을 기억해 보니 말이지요.
지금 제 상황이 굉장히 행복한 거네요.
제 발로 걸어다니다 보니 이런 일들도 생기는 거잖아요.
그리고 아직 한참 팔팔한 나이에 있음이 무엇보다도 축복이지요.

그저 감사하겠습니다.
무언가 할 수 있다는 현실에 그저 감사하겠습니다.
이 얼마나 대단한 축복인가요?
왜 전 그 동안 잊고 있었을까요?
앞으로 아무리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all-time 능지처참을 당하던 그 시절에 비할만이라도 할까요?

어제 문득 이렇게 생각이 들며 말도 못하게 행복해졌습니다.
지금 이 상황이 그 시절에 비하면 무슨 대수라구요.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하고 오직 감사할 따름이겠습니다.

병마를 포함하여 전 분명히 그 때에 죽었어야 했을 상황에 기적처럼 살아난 적이 있답니다.
신께서는 누구에게나 계획을 갖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신께서는 아마도 저에게는 좀 특별한 계획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신께서는 저를 세상에 보내실 때에 무언가 지령을 주셨을 거에요.
제가 겪는 모든 고난들은 신께서 마련해 주신 특별한 지옥 코스일 것입니다.
그 코스들을 다 이수한 다음에야 전 신께서 주신 지령을 이행할 수 있겠네요.

오늘도 역시나 전 출근을 했구요.
내일도 출근을 합니다.
저에게 있어 주말은 주중에 못한 일을 마저 하는 시간 이상 이하도 아니랍니다.

그런데 신께서는 저에게 결혼같은 거 하지 말고 일이나 하라고 뜻을 두신 것 같아 아쉽습니다.....